일본에서 지게차 면허증 따기::3. 평가시험

 

1. 학과시험

첫날에 학과시험이 있었습니다. 학과시험이 거의 다 가르쳐 주고 보는거나 마찬가지인지라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졸음을 이겨내는 것 정도일까요... 껌이라도 씹으면서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강의만 앉아서 들을라니 정말 졸리더라구요. 특별히 말씀드릴점은 일본어에 대해서 일려나요... N2정도 가지고 있으면 어느정도는 불편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다 가르쳐 주기때문에 주의력으로 커버하실려면 N3으로도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교습소 복불복도 있을거 같아서 그냥 N2이상이라고 보는게 적당한 것 같습니다.

2. 실기시험

전번글에서 실기 연습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적었는데요... 4일째 되는 날 15시30분정도부터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2일째부터 시작하여 이 4일째 시험보기 전까지 하루에 2~3번은 직접 타볼수 있었습니다. 한 클래스에 10명이었고, 저 제외한 9명의 수강생들이 운전 센스들이 좋으시고, 제가 마지막 번호였던 것도 있어서 어버버 거리는데 부담감이 좀 적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연습한 2일째에도, 3일째에도, 4일째에도 조작이 진척이 안되고, 이거 좋아지면 다른게 안좋아지고, 포크부분을 잘 찔러넣었다 싶으면 나중에 주차할때 못하고 그래서 정말 산넘어 산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단 3일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가기 얼마나 싫던지... 그래도 누가 등떠민 것도 아니고 자기자신이 벌린일이라 포기도 안되고 해서 꾸역꾸역 갔습니다ㅠ 

자가용차의 경우엔 앞바퀴에 핸들축이 연결되어있는데, 지게차는 뒷바퀴에 연결되어있어요. 그래서 생각보다 확! 돌아가고 생각보다 확! 안돌아갑니다(?)...이걸 뭐라 표현해야하지... 어쨌든 이런 특성도 있어서 정말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짐은 높은 곳에 있고, 지게차의 차고도 있으며 제 신장에 관련하여 앉은 위치도 달라서 착시가 많이 생깁니다. 운전석에서 본 포크 끝이랑, 팔렛 구멍의 고저랑 보이는대로가 아니기도하고?? 이런건 경험으로 메워지는 부분이지만 실기시험에서 이런 경험이 다 시험받는건 아니니 어떻게든 자신의 특성과 시각정보의 특성을 캣치해서 잘 파악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발그림이지만 코스를 그려봤습니다. 왼쪽에서 시작하여 전진해서 짐을 하역하러 갑니다. 짐을 싣으면 뒤로 빠져나와서 쭉~달립니다. 그리고 다음지점에 짐을 하역하고 뒤로 빠져나와서 주차시키면 끝입니다. 그럼 그 다음사람은 주차된 곳에서 출발합니다. 짐 싣는곳과 놓는곳이 스위치되니, 홀수번호 등록자는 왼쪽에서, 짝수번호 등록자는 오른쪽에서 시작하게됩니다. 이 코스를 7분이내에 들어오면 시간초과 패널티가 없습니다. 저는 처음 탓을때 10분 걸렸고, 시험보기전 마지막에 탓을때도 8분중반쯤이었습니다. 실기시험은 총70점은 넘어야 하는건데 일단 10분을 다 패널티로 계산해보니 70점은 넘을꺼 같아서 그냥 시간은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것 보다 실격요소가 되는 항목을 안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전벨트 안맨다던가, 어디에 차체를 부딪친다던가, 한번에 포크를 팔렛에 못꽂아넣으면 실격입니다. 

원래는 16시30분부터 시작하려던 실기시험이었는데, 장마철이고 이 시간대에 호우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빨리하는게 좋겠다 하여 15시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의욕이 너무 떨어져서 더 조작한다고 더 좋아질리도 없을거 같아 자포자기 상태였고 빨리 끝마치고 싶다는 생각에 좋았답니다ㅠ

3. 합격

저는 합격해도 가치있는 합격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교습소가 민간 교습소이고, 나름 합격률도 신경쓸꺼 같기도하고? 그냥 강사분이 시험관이기도 하고(감독관은 따로 있지만 같은 교습소사람) 그래서 어느정도 물채점일것 같기도하고, 실수하면서 합격해도 같이 들었던 수강생들도 "봐줬네"라고 속으로 생각할 것 같기도하고. 그래도 돈도 나름 들였고, 돈만큼 시간도 4일이나 들였으며 무엇보다 겜돌이 생활하다가 급히 청산하고 아침 6시에 매일 일어나서 버스타고 1시간이나 이동해서 들었던 만큼 보람은 느끼고싶었는데,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을만큼 자포자기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왠걸... 실기시험에서 한번도 실수를 안하고 미친 빡집중해서 7분을 끊고 6분20초정도에 들어와서 강사님도 놀라시고 주위분들도 환호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짐을 옮기고 이동하는 동안에 스피드를 내는건 불가능할꺼 같아서 엑셀레이터는 되도록 밟지말고, 하역조작에서 좀 스피디하게 하자, 라는 전략으로 임했는데 꼭 연습할때만 되면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무것도 생각 안나게 되더라구요... 그랬는데 시험볼때만은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그 다음조작, 다음조작 이런식으로 먼저 손이 움직이더라구요 ㅠㅠ.. 인간의 순간잠재능력이란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엄청 성취감을 느끼고 끝낼 수 있었습니다. 운전을 잘 못한다는 약점 극복의 일환으로서 도전했었고, 멘탈 탈탈 털리면서 실기학습한지라, 근래에 본 시험중에 가장 성취감이 컸습니다.

간단한 작업이라도 좀 실제로 지원해보고 하는게 사실 좋은데(그런거 찾아주는 플랫폼도 있습니다) 그담에 바로 입사한지라 좀 타이밍이 없었는데, 입사한 회사가 부업가능한 곳이라 좀 자리잡으면 자격증들고 투잡도 한번 도전해 보고싶습니다.

첨언. 정리

잠깐 성취감뽕에 취해서 그대로 끝내버릴 뻔했는데, 다른분께도 도움될만한 정리를 몇가지 해보겠습니다.

- 스케쥴과 교습소 주변상황을 체크
일단 예약스케쥴이 굉장히 빡빡합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하시는걸 추천드리고, 타 지역 교습소를 알아보시는 분들은 숙박체크! 집주변에서 가까운데서 찾으시는 분은 교통편을 체크! 그리고 수강료는 지갑과 상담하시구요.

-외국인 면접
외국인 면접이 있다던가, 외국인은 가격이 다르다던가하는 옵션들이 있고, 심지어 영어로 교재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시험도 영어로 볼수 있을수...도?) 은근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으니 교습소를 몇개 뽑아서 실제로 전화를 걸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자격증 활용처를 리서치
자격증은 활용하기 위해서 따는거니까요, 따고난 이후에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 리서치하는것도 꼭 필요하죠. 저도 이번엔 활용못할거라는건 알았지만 그래도 일단 찾아는 봤었어요. 집에서 갈만한 곳이 있는지, 토요일 일요일도 할수 있는지 등등 그런 리서치도 함께 하세요.

-헬로워크의 지원금
고용보험에 어느정도 기간(최소 1년은 가입이력이 있어야 하는걸로 압니다) 가입됬던적이 있던분들은 지원금도 같이 알아보면 좋습니다. 큰돈을 주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가계에 보탬이 됩니다. 일단 교습소가 지원금대상이 되는 곳인지를 알아보시는게 좋습니다. 지원금신청에는 교습소 등록번호 같은게 필요하거든요. 이것도 교습소에 연락하실때 같이 문의주시면 좋습니다.

이정도 일듯합니다. 기술계 자격증이니 어디든지 쓰임은 꼭 있을것이구요, 저같이 운전쥐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했으니 도전해보세요! 저보단 나으실꺼예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