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거주 10년간 경험한 주거생활:쉐어하우스


 1. 결정

이전에 살던 룸쉐어와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곳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룸쉐어의 주인분께서 자차로 짐을 옮기는 걸 도와 주셨어요. 그래봤자 가전기기같은게 하나도 없는 때라 캐리어 2개에 상자 몇개정도의 짐이었지만 고마웠습니다. 

어쨌든,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 라는 생각에 옮긴 곳이 쉐어 하우스 였습니다. 룸쉐어랑 좀 구별해보려고 쉐어 하..스라는 단어를 썼는데요, 이 곳은 큰 플로어 하나를 파티션으로 나눠서 방만 구획해 놓은 곳이었습니다. 고시원을 생각하시면 딱 맞아 떨어질 것 같아요. 각방엔 에어컨이랑 냉장고, 침대(프레임만)가 하나씩 있었고 샤워실 화장실 주방 세탁기는 공용으로 하나만 있습니다. 방은 1인실이3개 2인실이 2개 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여성전용이었고 여기서 오래 살았어요. 나중에는 1인실 쓰다가 2인실로 혼자 옮겨서 살기도 했습니다. 

2. 살면서

방이 매우 좁았는데, 베란다쪽 방이라 한쪽벽 전체가 창문이었어요. 그래서 개방감이 있어서 그렇게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4년정도 살았으니 여기 구조가 체질적으로 맞았나봅니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입니다. 히가시신주쿠역 도보 5분거리에 있었거든요. 고시원인주제에 5만2천엔이나 내고 살았는데, 그 대부분은 역세권 값이 아닌가 합니다. 수도 전기 가스비용은 같이 사는 사람들이랑 1/n해서 주인분이 매월 청구하시고, 대략 3000엔~5000엔 정도 였던것 같습니다. 사는사람이 몇 안되니 여름겨울와 봄가을의 요금이 차이가 났던 기억이 납니다. 

역세권은 좋았는데, 집 앞 도로가 상당히 메인도로이다 보니까 사람들 뿐만아니라 소방차도 많이 다녔습니다. 거리자체가 주변에 환락가(가부키쵸)도 가까워서 그런가 소방차가 새벽에 많이 다녔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시기에는 취직을 하고, 일이 정신적으로 힘들었기때문에 소방차 신경 안쓰고 잠자기 바빴습니다.

방안에 냉장고, 에어컨등이 있다보니 방으로 들어가버리면 독립공간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일본에서 자리를 잡는 시기이다보니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제력도 얼마 안되는 것도 있지만, 원래 살림이 많은 걸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고 해서 이런 환경은 제 성향에 맞았습니다.

이곳도 같이 쉐어하는 분들이 복불복인건 룸쉐어랑 비슷합니다. 공용시설을 깨끗하게 쓰시지 않는 분께 참다참다 쪽지 투하하기도 했었네요. 각자방은 각자 관리하는 것이고, 소음 문제만 없다면 큰 문제가 없어지는데, 공용시설을 쓰고 뒷정리를 안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습니다. 샤워실을 쓰고 나오면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나와야 하는데 안하시는 분 등등 그런 매너적인 면이요. 주인분께서 규칙적으로 오셔서 청소를 하시니까 사실 본인이 들어갈 때랑 나올 때의 상태를 똑같이 맞춰주면 되는건데 그게 왜 힘든건지 이해가 안됐지만, 어쨌든 그런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한 세탁기를 점유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셔서 난감했습니다. 세탁기 끝나도 안가져 가시거나, 건조를 한 3시간 돌리시거나... 이런점들이 쉐어하우스의 주요 불편함입니다.

3. 나갈 때

이 곳에서 나갈때는 이 곳에서 찾았던 직장을 정리하고, 이직도 해서 그 다음직장을 다니고있을 때였습니다. 점점 생활이 안정되면서 이렇게 복잡복잡한 곳에 살기 싫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때부터 도심외곽으로 빠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