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실생활::가계::봉투식 가계부를 쓰자


1. 취직후 떠오른 가계관리의 필요성

일본으로 유학와서 취직에 성공한후, 매달 들어오는 월급을 가지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를 해볼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가계관리에서 부터 점점 발전하여 투자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초창기 스타트 시점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취직하기 전까지는 하루살이마냥 먹고 살아야 했던지라 돈을 모으고 이런 형편이 아니었어요. 카드빚도 연체되어서 카드를 만들수도 없는 상태였기때문에 일단 취직하고나서 몇개월에 걸쳐서는 이 연체를 청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 가계부를 쓰자

카드빚을 다 갚고 맨처음에 든 생각은 가계부를 잘 써봐야겠다, 입니다.

봉투식 가계부도 써보고, 테마로 가계부도 써보고, 엑셀로 복식부기형식의 가계부도 써봤고, 자산연동어플도 써봤습니다. 여러방법으로 가계부를 썼었기때문에 자신의 소비성향이나 소비 규모에 대해선 어느정도 감각에 대해서 파악할수 있었고 이게 나중에 많이 도움이 됬습니다. 이정도 쓰면 은행에 얼마정도 남았고, 앞으로 어떻게 써야겠구나 이런 점들이요. 처음에는 확실히 관리를 한다고 해도, 취직하고 경력쌓이고 일에 치이고 하다보면은 으레 멀어집니다. 그래서 그냥 감각적으로 파악하게 되는데, 그럴때를 위해서 그나마 덜바쁜 사회초년생때 이런 작업들을 해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https://www.printables4mom.com/

썻던 가계부 방식중에 봉투식 가계부를 추천합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해보신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엄청 주부생활적인 방법이긴한데요. 엄청 시각적이라는 장점이 있어서 소비를 컨트롤 하기 쉽습니다. 예산과 남은돈이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거든요.


3. 봉투식 가계부

하는 방법은요. 월초에 유동비를 각 테마별로 예산을 정합니다. 예를들면, 이번달엔 식비를 3만엔, 잡화비에 1만엔, 사교비에 1만엔, 교통비에 2만엔 뭐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각각 예산에 봉투를 하나씩 배정하시고, 거기에 예산으로 정하신 금액을 넣어두세요. 그리고 한달동안 그 안에서만 꺼내 쓰시는 겁니다.

이게 은근 어려웠어요. 자신이 생각한 예산에 맞춘다는 것. 봉투안에 돈이 줄어가는게 눈에 보이고, 그게 어느 봉투가 심하게 줄어가고 어느 봉투가 덜 줄어가는지가 확.실.히 보이기때문에 자신의 소비성향을 정확히 체감할수 있습니다(월말에 봉투가 말라가는것이 눈에 보여서 그런가 월말이면 왠지모를 고갈감에 저도 같이 말라감을 강요당합니다-_-...)

몇가지 포인트를 더 말씀드릴께요.

1.월급을 받는다 →월세등 고정비를 제외한다 →저축을 제외한다→그리고 남은돈으로만 생활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월급에서 쓰고 남은돈을 저축한다는 생각은 저축을 안하겠다는 생각이에요 ㅠㅠㅠ 저축을 빼고남는 돈으로 살아야 돈이 모입니다.) 라는게 이 활동의 개략입니다.

2.봉투에 넣는 돈은 1000엔짜리로 넣어두면 편합니다. 제 이 시기 한달 생활비가 6만엔이라, 한달에 한번씩 은행에 가서 1000엔을 신권으로 60장 바꿔오는걸 월례행사로 삼았었습니다. 월급타고 생활비 남으면 딱 현금 신권 바꿔와서 봉투에 딱 예산맞춰 넣어놓습니다. 뿌듯합니다. 자! 이제 이걸로 생활해보자! 하며 으쌰으쌰 하게 됩니다.

3.실제로 해보면 자기가 예상했던 예산과 잘 안맞습니다. 예를들면 식비 3만엔 배정했는데 막 3만5천엔 써버리고, 그럼 옆봉투에서 꾸어오게 되어 봉투사이에서 대차관계가 성립합니다. 예산을 늘리면 되겠지만, 사회초년생이라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고 너무 늘리면 원래 취지에 안맞지 않겠습니까. 근데 너무 첨부터 맞추려고 하면 힘드니까. 옆봉투에서 꾸어오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달에 6만엔안에 쓰는걸 목표로 하는 느낌으로요. 즐겁자고 돈모으는거지 막 숨막힐라고 하는거 아니니까요.

4.응용을 해본다면, 예를들면 식비 3만엔을 한달안에 쓰겠다고 했을때, 일주일분 식비(4/3만엔=7500엔)만 딱 지갑에 넣어놓는다던가, 아님 일일 예산을 편성해서 지갑에 딱 넣어놓는다던가 더욱더 세분화된 컨트롤을 해보면 좋습니다! 하여튼간에 지갑에 돈넣어두면 돈님이 승천하시니까요. 되도록 집(봉투)에 가둬둡시다.


결론. 사회초년기 강력추천

이런 봉투식은 아얘 세트로 시중에 팝니다. 얼마 하지도 않아요. 그러니 이제부터 가계계획을 세워봐야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강추입니다. 예산이 맞았을때랑, 예산 책정했던거 보다 실제 소비가 적어서 월말에 봉투에 돈이 남아있으면 엄청 뿌듯합니다.  지금 돌아봐도 이때가 진짜 계획적 소비의 정점이었어요. 이때는 어쩔수 없이 100%현금생활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전자머니도 너무 잘 되어있어서 100퍼 현금생활을 하면 번거로운 점이 많아지겠지만, 그래도 가장 초창기에 이러한 활동을 해보시는건 앞으로의 가계운영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