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필수품::일본어::전공자가 유학해본 감상

 


1. 저의 일본어 공부

저는 일본어를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접했습니다. 중학교때 일본어 학원을 6개월 정도 다녔고, 독학하다가 국내대학 일본어과를 진학해서 졸업과 동시에 일본에 왔습니다. 어떻게 공부하고,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2. 한국에서의 공부

히라가나 외우는데 처음에 1달도 넘게 걸렸습니다.그후에 6개월동안 일본어 학원에 서 문법을 어느정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문법 다 떼도 가타카나는 읽지도 못했던 기억이. 문법에 대한 숙지도 일단 일본어 문법에 어떤것들이 있는지 대충은 한번씩 설명을 다 들었다..라는 레벨이었죠.

문법을 운용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 기억이 나는데, 덕질을 하느라 이게 공부감각이 없어서 노력이라는 느낌은 없는데요. 덕질3년정도에는 자유롭게 말은 할수 있을정도는 됐던거 같습니다. 이때가 고2때정도요. 특별히 공부 안해도 일본어능력시험2급은 취득했습니다. 근데 이때의 회화력과 일본 체류한지 9년되는 지금이랑 별로 다르질 않다는.

고등학교때 일본어 경시대회도 나가서 상도 타고 했는데 대학은 그냥 정시로 일본어과에 들어갔는데요, 솔직히 강독부터 다 다시하니 1,2학년 전공필수 이런건 따로 공부 안해도 될 정도 였습니다. 근데 제 주변도 다 그렇다는거. 일본어과는 다들 입학초기서부터 어느정도 일본어 공부들을 하고 옵니다. 그게 의도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다들 만화나 게임같은거 좋아하면서 언어공부도 좋아하게 된 케이스들이 많아서. 그래서 1,2학년 전공필수가 내용은 쉬워도 좋은 점수 받기가 어렵습니다. 워낙 다들 잘해서.

그래도 일본어과 4년해서 상용한자 제대로 떼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그랬고. 교수님들도 무려 방학숙제까지 내주시면서 하라는 상용한자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때의 한자 능력이라는건 일본에서 공부했던 것의 세발의 피였습니다. 일본어과 3,4학년 전공과목은 일본어라기보다는 언어학에 가까웠습니다. 아니면 문화 정치 사회등 어떤 테마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서 일본어 자체는 그냥 해당 테마를 조사하기위한 도구로 쓰입니다. 과가 일본"어"과냐  일어일"문"과냐에 따라서도 다르지만서도 저는 일본어학에 가까웠습니다.

언어학이다보니까 더더욱 상용한자 얼마나 더 잘 알고 일본어 문장을 잘 쓰냐,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일본어로 소논문 쓰라는 문제 있었나?EJU가 훨 도움이 될껍니다.여튼, 저는 이때도 한자공부 얼레벌레 했습니다.

3. 일본에서의 공부

통번역 하겠다고 유학을 일본으로 왔는데 이때 언어 자체의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일단 유학의 제1 목표가 한자 정복이었습니다. 원어민들이 한자를 공부하는 방식이 우리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은 획순, 부수, 사자성어등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한검(한자능력검정)을 목표로 해서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거는 한자를 알고 읽을수 있는 것 뿐만아니라, 어느 획순으로 쓰는지, 부수는 뭔지, 사자성어는 어떻게 읽고 쓰는지 그런것도 봅니다. 주관식 문제도 있고, 한자 획을 삐쳐서 쓰느냐, 안삐치느냐 이러것도 다 봅니다. 1년 공부해서 2급 땄습니다. 2급은 일본사람들도 공부안하면 어려운 내용이고 사회생활 소양지식적인 부분이 있어서 인정이 되서 취활에도 유용히 쓰였고 지금도 쓰입니다.

또 유학했던 학교에서는 말 뿐만아니라, 역사나 지리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근데 은근 일본지리랑 일본역사가 중요합니다. 이게 별거 아니지만서도, 사회문화에 대한 배경, 출처가 되며 나중에 사회생활 할때도 사람들이랑 이야기 할 때 알게 모르게 많이 쓰입니다. 대학교 때도 비슷한 과목 있었는데, 그거랑은 깊이가 달랐습니다.

어쨌든 지상과제 한자를 정복하고 겨우겨우 취직을 했습니다. 근데 일을 하는데 쓰이는 일본어는 또 달랐습니다. 시험보고 그런건 아니니까 말에 대해서 아주 정확히 알 필요성은 없어집니다. 게다가 거의 메일을 치는게 많지, 편지를 직접 쓰고 그런것도 아니고 쓰더라도 찾아보면서 쓰게되고, 그건 일본사람들도 똑같아요. 

이 시점부터 전달력이 시험받는거죠. 전달력이라는건 물론 어휘가 풍부하면 아주 좋겠지만, 어휘가 단촐하다고 하더라도 단어운용이 좋다던가, 논리력이 강하면 전달이 잘 됩니다. 논리력을 높이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언어외적 요소가 있으니 여기서는 따지지 않도록 하고, 표현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예를들면 이 상황일때 누구를 기준으로 존댓말을 해야하지?? 이 상황일때 무슨말을 먼저해야하지?? 일본에선 이런말을 해도 되는걸까? 이런걸 걱정할 수준이 된다면 고급레벨에 근접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사실 어휘는 외국인이 더 공부한 입장이라 일본사람보다 박식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일본사람이라면 이 글자는 모를리 없음. 이런건 있죠. 외국인이 책으로만 공부해서 건질수 없는 부분들.. 이름성씨에 쓰이는 한자읽기, 지명읽기 이런건 일본사람들이 더 뛰어납니다.  

위에는 읽고 쓰고 말하고에 대한 썰이었는데, 듣기능력에 대해서도 좀 써보겠습니다. 귀는 고2때는 트였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도 그랬는데요. 이때는 예를들면 정련된 소리(성우의 일본어, 일본어시험 듣기시험 녹음소리)에 한했습니다. 일본에 오면요. 생활에 쓰이는 일본어는 새로운지라 처음엔 잘 안들립니다. 특히 교과서에 잘 안나오는거요...반찬이름이라던가 상품명이라던가. 그리고 원어민 화자가 갑자기 툭하고 던지는 말도 한번에 알아듣기 힘듭니다. 일상생활에 또박또박 한글자씩 발음해주는 사람 없으니까요. 그리고 첨에는 전화일본어가 정말 힘듭니다. 알바 찾아야하니 전단지보고 전화는 해야겠는데, 떨리고 알아들을 수 있을까 무섭고. 오만가지 난리치면서 전화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살면서 차차 나아졌는데, 아마 이것은 실제로 훈련이 되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정리. 지금에서는

지금 생활을 하면서 가장 고도의 일본어 이해력이 필요한 경우는 비자수속등을 위해 법무청등등의 관공서 문서 읽을때, 집 계약 할때, 금융이나 투자 관련 칼럼 등 정도인거 같습니다. 대부분 용어의 문제입니다. 어느정도 지식이 쌓이면 해결되는 부분이니 큰 수고로움은 없습니다. 일본어를 더 잘하게 되고싶다! 하고 생각할때는 역시 일할때..인제 일본어라기보다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높이고 싶다던가 하는 전달력의 향상을 생각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일본어 자체를 늘릴려면 책이나, 특히 소설류를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