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
10년정도 일본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유학 왔다가 그대로 취직해서 눌러앉은 케이스인데, 처음엔 여유가 없어서 한국에도 잘 못 들어가곤 했는데, 최근 한 5년동안 워낙 교통이나 기술이 발달하고 생활도 안정이 되니 드나들기가 수월하더라구요(코로나 전까지는요).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봐야 하는 볼일들을 어떻게 일본에서 볼수 있을까 궁리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 궁리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저는 영주를 희망하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귀화할 생각은 없어요. 한국에 부모님도 다 계시고, 지금은 건강하셔서 이렇게 밖에 나와서 살 수 있지만 상황이 변해서 부모님이 아프시다던가 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늘 염두 해 두며 살지요.
먹고 살기 바쁠때는 생각을 안했는데, 좀 정착이 어느정도 되니까 해외에 있을지 언정, 한국에 기반을 아주 놓아버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어느 날 번뜩 들더라구요. 한국 갑자기 들어갔을 때 돈이라도 조금 빌릴 수 있어야할 거 같았는데, 한국에서 취직한 적이 없으니 소득증명도 한 적이 없어서 신용기록도 거의 없어 못 빌릴 거 같았고, 신용카드를 만들어 쓰길 했나, 대출을 받은 적이 있나, 정말 갑자기 50대 60대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왔을 때 현금 엄청 가지고 있지 않는 한 길거리에 나앉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본에 있으면서도 한국 쪽에도 어느정도 기반을 만들어 두어야 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 해외생활은 이것이 있고 없고로 크게 나뉜다
제가 이용하면서 이런 건 있어야 해외에서도 한국서비스 이용할 만 하다! 싶은 것들을 적어 볼께요.
1) 인터넷
인터넷은 너무 필수품이라 얘기하는 것도 그런데, 좀더 덧붙이자면 그리고 어느정도 속도가 되서 안정적으로 사용가능한 것을 이릅니다. 저는 그나마 일본에 있어서 나은데, 정말 인터넷이 느린 나라는 이거부터 큰 장벽입니다. 일본도 한국에 비하면 빠른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
2) 한국폰번호
국외에 나가있다가 한국에 잠시 들어올때만 번호를 쓰고 싶은데, 자주 들어와봤자 1년에 1번, 체류기간도 5일을 넘지못하는데, 한국에서 쓰던 폰을 계속 살려두고 갈 수가 없다는 판단에 일본오기전에 해지하고 왔습니다.
그러다가 한국번호를 4년전부터 사용하게 되었어요. 알뜰폰의 존재를 알았거든요.
알뜰폰을 제공하는 곳중에서 한국 문자서비스가 로밍 돼서 일본에서도 받아볼 수 있는 업체를 발견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인증문자가 막 일본에 있는 한국폰으로 날라와요. 기본요금도 저렴해서 부담이 없었는데 담당자 말로는 그 서비스가 해외분들이 입소문 듣고 찾아와서 다 그 플랜만 하신다고 요금을 올리실 계획이라고 했었습니다.
어쨌든 이게 굉장히 혁신적이었고, 이걸 계기로 일 보기가 아주 수월해 졌습니다. 이걸로 공인인증서를 불편없이 쓸수 있게되서 기본적인 은행업무&증권업무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정말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한국서비스 이용할 때 이게 정말 큰 장애물입니다.
한국은 폰번호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본인인증이 안되니까요. 공인인증서도 폰번호가 있어야 만드는거고, 본인확인에 쓰이는 아이핀 이라는 거도 결국엔 본인이 계약하신 번호가 있어야 만들수 있고. 이게 뱅글뱅글 꼬리물기식으로 되어있어서 방법찾다가 열받다가 포기했는데, 한국폰이 생기고서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3) 단말기
이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린 데요, 인터넷과 전화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필요하죠! 처음엔 저도 일본폰 에다가 일본계정 한국계정 다 몰빵시켜 놓고 쓰곤 했는데, 이게 사용하다 보니까 점점 폰 하나 더 사 놓고, 이 폰은 일본폰, 저 폰은 한국폰 이렇게 나누게 되더라구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단말기는요,
<휴대폰 2대>
-일본폰(아이폰12, 일본에서 구입, 070으로 시작하는 일본번호폰)
-한국폰(갤럭시 노트 4? , 엄마가 쓰던 폰, 010으로 시작하는 한국번호폰)
<노트북 3대>
-맥북에어(IOS, 일본에서 구입)
-DELL노트북(Windows, Linux, 일본에서 중고로 구입)
-게이밍용노트북(Lenove LEGION, 일본에서 구입)
<타블랫 1대>
-삼성꺼(한국에서 비싼 책 샀더니 사은품으로 딸려옴)
이렇게 6대를 쓰는데, 단말기 하나에 몰아쓰기 보다는 나눠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노트북은 3개나있으면 하나정도는 한국에서 사오는게 좋은 거 같아요. 저는 문자 뿐만아니라 기호도 많이 사용하는지라 엄청 자판이 엄청 불편하더라구요.
이런 불편함에 따라 구분해서 쓰기도 하지만 언어 세팅에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가끔 어플/프로그램 깔고 그러면 문자가 깨지는 경우가 있어요. 운영체제를 일본어로 설정하니 키움 증권의 영웅문(주식거래 프로그램)의 경우, 다 깨져서 알아 먹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구분하는게 편해요. 또, 단말기에 들어있는 번호 기반으로 움직이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뱅크를 예로 들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계정을 교차적으로 등록할때도 있어요. 영웅문은 등록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카톡을 통해 매수매도 알람을 제공하는데요, 카톡한국계정을 한국폰에 넣지않고 일본폰에 넣는거죠. 한국폰은 필요가 없으면 거의 꺼두거든요(요금이 쓸데없이 나가는 것을 방지). 그러니까 자주 보고자 하는 것들은 한국계정이어도 일본폰에 등록해 두고 있어요.
하나더. 그외의 도구들
여기에 VPN까지 갖춰지면 완벽해 집니다. VPN을 공공의 목적으로 공개하는 곳이 있어서 처음엔 거기를 썼었는데 쓰다보니 단점들이 생겨나면서 아얘 VPN을 하나 구축(?)까진 아니고 VPN을 제공하는 서버를 개인적으로 설치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Synology도 구입한 것이구요. VPN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제대로 써보려고 생각중입니다.
편리한 도구중에는 신용카드도 있겠군요. 신용카드도 만들기 참 힘들었는데, 어찌어찌 만들고 편하게 잘 사용중입니다. 친구들 생일일때 카톡으로 선물보내고, 일본에서 배민으로 한국 친구들한테 치킨도 보낸답니다 :-)